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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 전략과 투자부진

  • 작성자
    절대미남
    작성일
    06-04-11 16:48
    조회수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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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4월 11일
절대미남 [kang0808@empal.com]

블루오션 전략과 투자 부진 김방희

우리나라 경영자들처럼 경영 사조(思潮)와 아이디어에 민감한 이들도 없는 것 같다.
이들은 전통적인 경영대가(guru)의 계보를 꿰는가 하면, 새롭게 유행하는 경영 기법을 늘 쫓는다.
이름만 대면 알 법한 한 재벌 총수는 자신의 영문 이름을 드러커(Drucker)로 표기하고 다녔다.
이 이름이 우리나라에서 유독 인기 있는 미국의 경영 전문가 피터 드러커의 성을 따온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요즘은 블루오션(Blue Ocean)이다.
프랑스의 경영대학원인 INSEAD의 교수인 김위찬과 르네 마보언 교수가 제창한 이 개념은 간단하다.
경쟁이 지나치게 많은 곳, 즉 레드오션보다 경쟁이 없는 블루오션을 찾으라는 것이다.
아니 간단하다 못해 사업의 ABC에 해당된다.
오늘날 대부분의 대학에서 쓰이는 경영학 원론 교재에도 같은 충고가 등장한다.
경쟁의 무풍지대를 찾는 것이 유리하다는 조언이다.
이를 두고 진공 전략(Vacuum Strategy)이라고 이름 붙인것이, 경영학 원론 교재의 차이점이라면 차이다.

이 뻔한 얘기가 이 시점에서 우리 경영자들의 관심을 끈 이유는 어디 있을까?
블루오션이라는 이름이 그럴 듯해서였을까?
정작 이유는 따로 있다. 외환위기의 경험 때문이다.
외환위기 전까지 고도성장 환경에 익숙한 우리 기업들의 투자 전략은, 남들이 하면 무조건 나도 한다는 것이었다.
어떤 외신은 이런 우리 재벌 기업들의 투자 행태를 두고 미투이즘(Me-tooism)이라는 그럴 듯한 이름까지 붙일 정도였다.
블루오션 개념을 빌리자면, 너나 할 것 없이 레드오션으로 몰려갔던 것이다.
그 결과 재벌들의 중복·과잉 투자를 피할 수 없었다.

물론 재벌 기업들은 그 대가를 치렀다.
30대 재벌 가운데 18개 가량이 무너졌다.
몰락한 기업들은 대개 레드오션 분야에서 1, 2위를 차지하지 못한 곳이었다.
이런 충격적인 좌절을 경험한 기업인들에게 블루오션은 매력적인 개념이다.
그만큼 투자를 신중하게 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그런 상황에서는 경쟁이 적거나 없는 분야가 가장 이상적인 투자 대상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과연 어떤 블루오션으로 가야, 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대그룹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2세 승계를 결정할 무렵, 대북 사업을 블루오션으로 판단했다.
그리고 그룹의 모든 자원을 여기에 쏟아 부었다.
그 결과 사실상 대북 사업을 독점하게 됐지만 그룹의 수익성에는 오히려 치명타가 됐다.
이로 인해 주력 기업의 부실화와 그룹의 분열을 자초했다.
결과적으로는 자식의 죽음에도 기여하고 말았다.

더 큰 문제는 기업들이 ‘전에 없는’ 투자 대상을 찾는 동안, 국가 경제 전체로는 심각한
투자 부진에 시달리게 됐다는 사실이다.
비록 외환위기 이전의 중복·과잉 투자 행태에 대한 반작용이기는 하나, 우리 기업과 경영자의 경쟁력을 스스로 제약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재벌그룹들은 중대한 투자 결정을 해외의 경쟁 기업들보다 신속하게 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예를 들어 코오롱 그룹은 투자의 적기를 놓쳐 성장 동력을 완전히 상실하고 말았다.
이런 점을 고려해보자면, 블루오션 전략은 스스로 익사하지 않고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만한 푸른 심해를, 하루 바삐 찾는 것이 더 핵심적 과제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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