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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 서정춘

  • 작성자
    민짱
    작성일
    11-12-06 22:05
    조회수
    1,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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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서정춘

당신,

돌을 던져서 쫓아버릴 수 없고

당신, 칼로 베혀서 져버릴 수 없다

차마, 사랑은 물로 된 육체더라



정호승님의 글

수없이 돌을 던져 쫓아버려 본 자만이 더 이상 쫓아버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수없이 칼로 베어버려 본 자만이 더 이상 칼로 베어버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하여 사랑이란 물로 된 육체, 물 향기로 이루어진 영혼이다.
인간의 육체가 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인간의 사랑도 물로 이루어져 있을 수밖에 없다.

그 물은 아무도 베어버릴 수 없 다.
아무리 날타로운 지옥의 칼이라 할지라도 그 물을 벨 수 없다.
또한 그 물은 다른 사람에게는 젖지 않는 물이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젖는 물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헌신의 대상을 발견하는 것.
그리고 발견한 그 대상에 대해 헌신을 다하는 것.
그러나 헌신 을 다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사랑이 전제되지 않으면 안 된다.

사랑이 없으면 헌신이란 있을 수 없다.
한 인간이 진정 사랑을 깨닫게 될 때는 언제일까.
불행히도 대부분 사랑이 끝났을 때이다.

사랑이 끝났을 때 비로소 사랑을 소중히 여기나 때는 이미 늦은 때이다.
더구나 사랑이 끝나고 나서도 사랑을 깨닫지 못할 때도 있어 사는 게 슬프다.
나는 죽을 때까지 사랑을 깨닫지 못하게 될까봐 두렵다.

아니 , 죽고 나서도 사랑을 깨닫지 못하는 자가 될까봐 어쩌면 죽 을 수 없을 것 같다.

- 出展 : 정호승과 떠나는 작은 詩여행 - 이 시를 가슴에 품는 다, 랜덤하우스, 정호승 엮음(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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